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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중등특수] [유경아 특수] 2018학년도 인천 중등 합격생 합격수기
작성자 관리자 등록날짜 2021-12-28 13:17:09 / 조회수 : 660
  • 1. 들어가는 말
    좋아함의 이유는 언제나 ‘그냥’이다. 아마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를 댈 수 없는 원래의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감정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그냥’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것이다. 그냥 좋고, 그냥 싫고, 그냥 생각나고, 그냥 보고 싶고, 그냥 걱정되고, 그냥 무언가를 해주고 싶고, 그런 것은 쉽게 바뀌지가 않는다. 내가 특수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도 ‘그냥’이었다.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그냥 좋아졌고, 특수교사를 그냥 하고 싶어졌다.

    대학교 4학년 때는 임용시험을 6개월쯤 준비하다가 관두었다. 공부법 닷컴이라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는데, 임용시험을 공부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에게 공부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컨설팅 기업이었다. 이곳에서 몇 년을 일했더니 교육현장에서 일해보고 싶어져서 특수학교에서 1년 동안 기간제 교사를 했다.

    내가 담임을 맡았던 어떤 학생의 학부형은 누구나 극히 부담스러워하고, 피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었다. 일 년 동안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시달렸지만, 제대로 봉변을 당한 적이 있다. 아이가 심각한 공격행동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집에 연락을 한 적이 있는데, 수업 시간에 찾아와서 나에게 온갖 폭언을 퍼부었다. 나는 어쩔 줄 몰라 고개만 숙이고 있었고, 큰 소리가 교무실까지 들렸는지 교감 선생님이 내려와서 중재를 해주었다. 며칠이 지나고 그 학부형이 학교에 다시 찾아왔다. 나는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받았고, 그날 있었던 일은 표면적으로는 잘 해결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몇 달 동안 신경정신과에 다니면서 약을 먹었다.

    나는 뼈아픈 딜레마에 빠져서 여러 차례 밤잠을 설쳤다.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고, 너무나 수치스러웠고,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 학생에게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게 되었다. ‘선생님, 괜찮아요. 힘내세요.’ 그 한 마디가 두고두고 뒤통수를 쳤다. 은연중에 비추어진 힘듦이 아이에게 전해진 것이다. 문득 내가 지키지 못하면 아이들이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장을 보냈다. ‘왜 그렇게 말했니?’ ‘선생님이 좋아서요.’ ‘왜?’ ‘그냥요.’..

    이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이유 없는 진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교사로서 아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를 애써 만들려고 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이제는 아이들이 ‘그냥’ 좋다. 지친 심신을 쓱쓱 닦아주는 아이들이 좋고, 선생님을 되돌아보게 하는 순수한 사랑을 가진 아이들이 좋다. 나는 자연스럽게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인격을 완성시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2017년 계약기간이 끝난 나는 임용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2. 학원 강의 활용 후기
    가만히 책상에 앉아있을 때마다 날 괴롭힌 학부형이 떠올랐다. 자꾸만 울화가 치솟는데 견뎌낼 재간이 없어 공부가 안 되었다. 이렇게 지내서는 절대 합격을 못 할 것 같아 희소고시학원에 직강을 다녔다. 집이 멀어서 왕복 4시간이 걸렸다. 너무나 피곤해서 인강을 들을까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이유를 하나둘씩 대면 공부를 안 해야 하는 이유가 점점 늘어날 것만 같았다. 전공 강의를 들은 날은 밤 10시가 다 되어 집에 갔다. 졸음이 쏟아졌지만 하루가 아직 2시간이나 더 남아 있는 걸 확인하면서 내일부터라는 생각을 떨쳤다. 누군가에게는 2시간이 정말 간절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교육학은 신태식 강사님께 배웠고, 전공은 인아팀에게 배웠다. 비싼 학원비를 내는 만큼 강사님께 일을 시켜서 본전을 뽑자는 마음을 먹었다. 강사를 자주 찾아가서 상담을 받거나 질문을 했다. 나는 수강생과 말이 통하는 강사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석사, 박사 등 해당 자격 분야의 지식을 갖춘 검증된 사람이라면 물론 좋겠지만, 내 합격을 마치 아들이 합격한 것처럼 기뻐해줄 수 있는 강사가 자질 있는 강사다. 강의를 청강한다면 단순히 수험생적인 학문의 맛인지 강사 자질에 대한 깊은 맛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2.1. 신태식 교육학 후기
    상반기에는 1~2월, 3~4월 강의를 들었고, 하반기에는 7월부터 11월까지 쭉 강의를 들었다. 교육학은 항상 월요일, 화요일에 집중공략을 했다. 일주일에 이틀 동안 전공을 아예 공부하지 않는 대신 교육학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7월부터는 여유가 생겨서 월요일, 화요일에도 전공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다. 교육학은 시험 2주 전까지 계속 이렇게 했고, 1주 전에는 매일 서너 시간씩 전체를 훑어보면서 떠올리는 식이었다. 1~2월 강의부터 모의고사를 본다. 이처럼 모의고사를 한 회씩 풀면 논술 실력이 많이 향상된다. 논술은 직접 써가면서 감을 익혀야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실전처럼 풀 필욘 없다. 기본서에 있는 관련된 내용을 시험지에 옮기면 된다. 몇 개월 동안 꾸준히 답안작성을 하면 문제 파악, 초안 작성하기, 시간 분배 등의 기술이 저절로 학습될 것이다.

    매주 ‘이해점검’이라는 걸 한다. 신태식 교수님이 강의내용에 관련된 제제를 질문하고, 수강생이 답변하는 일종의 구술시험이다. 암기점검이 아니라 이해점검이다. 혼자서 중얼거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알 수 있게끔 설명을 해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론의 논리적인 체계를 파악한 다음 나름의 정리를 해놓아야 한다. 신태식 교수님이 3월에 ‘너는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을 하셨는데 이 말이 큰 버팀목이 됐다. 개별상담을 받을 때면 나에 대해 잘 아신다는 기분이 들 만큼 수강생을 많이 신경 써주신다. 전에 강의내용에 대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사실 별 거 아닌 질문인 데다가 뒤에서 기다리는 수강생이 많아 나중에 알려 달라 했다. 다음에 물어봐야지 하면서 집에 가려는데 쫓아와서 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셨다. 이때부터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공부를 더 하게 됐다.

    2.2. 인아팀 전공특수 후기
    인아팀 강의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일대일 면대면 첨삭이었다. 덕분에 답안 작성하는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우선 7~8월 문제풀이 시기부터 실전처럼 정해진 시간 동안 풀게 된다. 이때 박해인 교수님, 유경아교수님이 감독관처럼 지켜봐서 꽤 긴장된다. 이렇게 풀었던 문제는 온전히 본인의 실력이다.

    수강생이 2~3명씩 함께 들어가서 답안지를 받은 다음 면담을 한다. 다른 사람은 답안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덕분에 나만 문제를 형편없이 푼 것이 아니라는 위안을 얻을 수는 있었다. 나아가 다음에는 덜 창피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답안 첨삭은 상당히 꼼꼼하게 해준다. 면담은 20분쯤 걸리는데, 틀린 문제가 있다면 이걸 풀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왜 이렇게 답안을 썼는지 등을 질문하면서 내 문제 푸는 방식을 점검해준다. A4용지에 내 답안에 대한 분석을 해서 주는데, ‘몇 번 문제는 공부가 부족해서 틀렸다, 몇 번 문제는 실수를 해서 틀렸다.’ 같은 내용이 빠짐없이 적혀있다. 점수가 많이 낮은 사람한테는 숙제를 내준다. ‘여기를 공책에 정리해 와라, 다음에 물어볼 테니 총론을 외워 와라." 등이다.

    교육과정 강의는 뒤늦게 인강을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지를 잘 알려주었다. 이것이 곧 암기의 비결이 되었다. 나는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항상 성실하게 답변을 받았다. 한 번은 전기와 우검사가 이해가 안 되어 계속 물어봤더니 자동차에 비유를 들어서 질릴 때까지 설명해줬다. 특꿈 카페에서 강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단연컨대 잘못된 방법을 주장하면서 꼭 지켜야 한다는 듯이 말한 적은 없었다.

    2.3. 후배에게 남기는 메시지
    ‘꿈은 크게 가져라. 여러분도 할 수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와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노력은 우리들을 너무나도 쉽게 배신하고,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특히 죽도록 노력하지도 못하면서 운으로 꿈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다. 운은 노력으로 만들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운도 기본 실력이 받쳐줘야 생기지만 운이라는 무기로 합격이라는 성과를 내는 건 본인의 능력 범위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재수, 삼수생들은 재학생에 비해 유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미 실패경험이 있고, 수험경험이 있고, 전 범위에 대한 공부를 끝냈다. 이미 공부했던 걸 다시 복습하는 것이니 진도를 안 나가도 심화된 공부나 기타 본인에게 필요한 공부를 할 여유가 있다. 그래서 공부법이나 학습전략을 잘 선택한다. 이런 상황에서 확실히 점수를 올릴 만한 뚜렷한 전략 없이 ‘아, 이렇게 하면 점수가 오를 거야’ 하는 환상을 함부로 가지면 안 된다.

    임용시험에 합격하려면 본인의 가능성에 대해 객관적인 견적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감이 붙기는커녕, 오히려 혼란만 생긴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돼?’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그렇다고 속이 시원해지는 명확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큰 틀에서 바라본다면 올바른 공부법은 완전히 정해져 있다. 많은 전문 강사들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내용이 거의 다 비슷하다는 데서 충분히 알 수 있다.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라. 노력을 해라.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해라. 기본에 충실해라. 개념이 중요하다.’ 등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고, 지키면 좋은 원칙들이다. 이러한 사소한 습관만 제대로 잡혀도 어느 정도 공부에 가닥이 잡힐 것이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사람마다 맞는 방법이 다르다. 그것은 스스로 공부하면서 찾아나가야 한다.

    3. 임용시험 1차 준비 과정
    임용 시험을 준비할 때 인상 깊게 봤던 실제 팁이나 수기들을 함께 실어놓는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구하려 연락을 했지만 답장이 없어 실어놓지 못했다. 다만 올바른 공부법은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합격생이 주장하는 공부법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다음과 같이 정해진 길을 가는 단계별 학습법은 공부할 때 꼭 지키는 게 좋다.

    STEP 1. 기본이론 공부하기(1~2월) STEP 2. 기출문제 분석하기(3~6월) STEP 3. 실전 문제풀기(7~11월) 이러한 단계별 학습을 무시한다면 공부할 때 체계가 잘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원 강의 순서에 맞춰서 기간을 적기는 했지만, 3월이 되면 기본이론 공부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몇 번은 반복해야 한다. 한정된 부분을 무한정 반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린다. 하지만 공부했던 내용을 매일 계속 볼 여유는 없기 때문에 적절하게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3.1. 기본이론 공부하기

    3.1.1. 교과 교육학 후기
    1~2월에는 기본이론 강의를 들었다. 강사가 기본이론을 제때 확실히 공부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 진행이 힘들 것이라는 설명을 해줬다. 따라서 매주 강의 내용을 빠짐없이 5번씩 반복하면서 공부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기본서 1회독하기 2) 기본서 2회독 하면서 핵심 문장에 밑줄(형광펜, 색연필) 긋기 3) 기본서의 밑줄 친 문장만 1회독 하면서 문장 안의 핵심어에 밑줄(빨간 펜) 긋기 4) 기본서의 핵심어만 1회독 하면서 백지에 옮겨 적기(핵심어 암기하기) 5) 백지에 옮겨 놓은 부분을 보고, 서브노트 작성하기(핵심어를 이어서 문장 만들기) 핵심어 추출하기 1)부터 3)까지는 기본서에서 핵심어(Keyword)를 추출하는 과정이다. 학원에서 강의를 듣기 전날 예습을 하면서 핵심어를 뽑아놓았다. 아래와 같이 핵심어를 미리 뽑아놓은 다음 강의에서 강사가 판서했던 내용과 비교하면서 빠졌던 것이 있을 때는 다시 밑줄을 쳤다.

    백지복습하기 4)는 백지복습이다. 백지 복습법이란 개념을 익힌 다음 배운 내용을 되새김질하면서 백지에 적는 방법이다. 내가 해본 바 백지복습을 하는 최적의 시기는 강의를 들은 당일이다. 처음에는 백지에 큰 제목, 작은 제목을 적는다. 다음에는 기본서에 밑줄 쳤던 핵심어들을 관련된 곳에다가 채워 넣는다. 이렇게 하면 강사의 판서자료와 비슷한 형태가 된다. 절대 내용을 베껴 적는 손목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백지상태에서 생각을 하면서 써야한다. 다음에는 쓴 내용을 기본서와 비교하면서 부족한 내용은 추가하면서 적는 것이다. 이렇게 하니 내가 얼마나 많은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를 쉽게 파악하여 머릿속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서브노트 작성하기 5)는 서브노트 작성하기다. 서브노트는 쉽게 말해 본인이 공부한 내용을 간추린 정리본이다. 수험생 대다수가 이걸 꼭 만들어야 하는가에 의문을 갖는다. 아마 작성에 시간이 너무 걸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임용시험 출제방식이 서답형 이라면 서브노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서답형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본서에 추가할 내용을 포스트잇에 적거나 다른 책을 복사해서 붙이는 방법이 있다. 이것이 단권화다. 내가 해본 결과 단권화는 객관식 시험에 더 적합하다. 객관식 시험은 숙지해야 할 분량이 서답형 시험에 비해 더 많다. 하지만 서답형 시험의 경우에는 암기해야 할 분량이 더 많기 때문에 암기한 내용을 답안지에 적절히 풀어내야 한다. ‘임용시험을 치러 갔을 때 이런 문제가 나온다면 답안을 이렇게 적는다’라는 답안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서브노트다.

    시중에 나온 기본서나 각론서를 달달 외워 답안지에 똑같이 쓸 수 있는 천재가 아니라면 형식에 얽매일 필욘 없다. 책을 똑같이 베끼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들어있는 용어를 연결하여 문장을 적어내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만들었는데, 이런 작업이 곧 답안 작성하는 연습이다.

    단,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서 답안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즉, 채점자가 채점할 수 있는 객관적인 내용이어야 한다. 앞서 핵심어를 뽑은 다음 백지복습을 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비록 시간은 좀 걸릴 수 있겠지만 위의 사항을 떠올리면서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 간혹 다른 사람이 작성한 서브노트를 다운받아 공부하려는 경우가 있다.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산출물만 취하는 셈이다. 이처럼 본인이 직접 만든 답안을 외우면 학습에 커다란 이점이 생긴다. 우선 서브노트를 작성하면서 암기를 위한 이해가 굉장히 증가한다. 일단 내가 이해를 해야 하는 과정이었던 만큼 머리를 굉장히 써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이 암기할 때 큰 힘이 됐다.

    3.1.2. 교과 내용학 후기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특수교육 교육과정’은 매일 공부했다. 처음에는 하루에 30분씩 읽기만 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문제풀이를 할 때 분명 공부했던 내용이라는 건 알겠는데, 답안이 써지지 않는 것이다. 이래서는 많이 부족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1시간, 특수교육 교육과정 총론 1시간, 각론 1시간씩 하루에 총 3시간을 투자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간혹 통암기를 권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선생을 뽑는 시험이지 암기하는 기계를 뽑는 시험이 아니다. 나는 원문에 있는 문장을 똑같이 외우는데 과하게 집착하지는 않았다. 대신 해당 항목에서 핵심어를 꼼꼼히 외웠다. 이렇게 하니 실전에서 문장을 만들어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먼저 기출문제 분석을 한 다음 출제된 내용부터 외우길 추천한다.

    한컴 파일에 장특법을 타이핑했다. 양식은 인아팀 빳빳표를 따라했지만 법제처에서 다운받은 원문과 함께 공부하면서 누락된 내용을 추가했다. 핵심어에는 한컴 형광펜 기능을 써서 색깔을 넣었다. 옆 페이지에는 핵심어를 지운 다음 빈 칸만 남겨놓았다. 중철제본을 했더니 한 눈에 쉽게 들어왔다. 궁금하면 인터넷에 중철제본을 검색하면 된다. 빈 칸에 들어갈 말을 채우다가 생각이 안 나면 옆 페이지?【?확인했다. 8월부터는 나름의 자체문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단순한 암기수준에서 벗어나서 문제에 적용하기 위함이었다.

    특수교육 교육과정 총론 공부는 장특법 공부법과 똑같이 했다. 각론 공부는 기본교육과정 국어, 수학, 사회, 진로와 직업, 공통교육과정 국어, 영어, 체육 이렇게 7과목만 했다. 암기를 빨리 한 다음 돌리는 회독 기간을 짧게 하려 했다. 7과목을 하루에 한 과목씩 암기하거나 이틀에 한 과목씩 암기를 해서 돌아올 회기를 최대한 줄였다. 예를 들어 월요일, 화요일 국어를 봤다면 다음 주 화요일, 수요일에는 다시 국어를 봤다. 상반기까지는 원문을 봤지만 하반기부터는 좀 더 체계적인 학습을 위해서 정리본을 만들었다.

    우선 NCIC에 들어가서 특수교육 교육과정 한컴파일을 다운받았다. 이것을 인아팀 교육과정 강의에서 유** 강사님이 정리해준 것처럼 편집했다. 판서자료나 부연설명은 원문 옆에 작게 옮겨 적었다. 긴 문장은 구 단위에서 끊었다. 핵심어에는 한컴 형광펜 기능을 써서 색깔을 넣었는데, 단어 간 관계나 나름의 위계를 생각해서 각각 다른 색깔을 씌웠다. 이렇게 완성한 정리본을 여러 번 읽은 다음 핵심어를 떠올리면서 백지에 인출했다. 예를 들면 기본교육과정 국어를 원문처럼 1) 교수•학습, 2) 평가 이렇게 나누지 않는 대신 1) 중도•중복장애, 2)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3) 보완•대체 의사소통과 같이 나누었다. 다시 1) 중도•중복장애를 (1) 학생중심 상호작용, (2) 보완•대체 의사소통 체계 활용, (3) 평가와 같이 나누었다.

    3.2. 기출문제 분석하기
    임용시험에서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고력 연습을 충분히 하면 고난도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답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 그 순간이 사고를 발달시키는 중요한 계기다. 단지 몇 분 머리를 싸매는 정도로 끝내면 안 되고,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문제를 풀고, 출제된 내용을 기본서에서 찾기 2) 몰랐던 문제는 나중에 다시 풀고, 풀이과정에 대해 반성하기 3) 관련 내용을 나열하거나 간단하게 써가면서 규칙 발견하기 4) 같은 내용을 다루는 문제들을 비교하기 5) 기본서의 개념이나 논리를 다시 살펴보고, 필요한 사고방식에 대해 생각하기 즉, 임용시험 기출문제와 함께 자신의 사고과정을 분석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습관도 잡히지 않고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어도 변화가 없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이 기출문제분석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습관이 잡히지 않는다면 답안을 작성하기까지의 사고 과정이 아니라, 답안만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기출문제는 임용시험 전날까지 반복해서 풀어야 한다. 왜 동일한 기출문제들을 반복하여 푸는 것이 합격의 구원자가 되는 것일까? 기출문제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A라는 문제와 B라는 문제는 완전히 별개가 아니고 겹치는 부분이 어딘가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웬만해선 A 문제와 B 문제의 공통적인 부분이 문제풀이의 핵심이고, 나중에 체계화된 접근방식이 되어준다. A 문제를 여러 번 풀어서 확실히 알아놓아야지 B문제와의 공통점이 눈에 보이게 되고, B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다. 만약 접근방식을 체계화하기 어렵다면, A와 B문제를 무작정 엄청나게 반복을 한 다음에 두 문제 사이의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출문제를 반복하라는 말은 너무나도 식상하고 누구나 지겹게 이야기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기출문제를 풀면서 단순히 문제 푸는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라, 접근방식을 숙지하고 기출문제의 구조를 분석하라는 것이다. 이런 건 한두 번씩만 풀어서는 체화되지 않는다.

    김태구의 사고체계 기출 분석집 활용 후기 상반기에는 김태구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정규 과정에서 심화 각론 강의를 거치지는 않았다. 사고체계 기출 분석집 해설서를 각론서처럼 여기면서 공부했다. 주된 방식은 기본이론 공부법과 똑같았지만, 어떤 문장을 읽는다면 ‘누구의 무슨 각론서에 있는 설명이다’가 술술 나올 수 있을 만큼 공부했다. 해설편 아래쪽에 #해시태구라는 것이 있다. 해당 이론에 대한 핵심어를 작게 적어놓은 것이다. #해시태구를 활용하여 관련개념을 인출하면서 백지복습을 했다.

    매주 강의를 듣기 전에 1월부터 2월까지 배웠었던 기본이론을 다시 봤다. 이틀에서 사흘쯤 걸렸다. 사고체계 기출 분석집에는 기출문제 이외에 출제예상 문제 392문항이 들어있다. 답은 적지 않고, 서브노트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답안의 근거가 되는 개념을 찾아 색깔을 넣었다. 이때부터 기출을 돌릴 때마다 출제예상 문제에 대한 답을 머릿속에서 인출했다.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서브노트에서 색깔이 들어간 부분을 찾아본 후 다시 생각했다. 8월까지 몇 번 반복하니 답을 전부 적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특*카페에 문제를 타이핑해주면 답을 달아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렇게 문제 타이핑 파일을 구해 답안을 작성하면서 실력을 점검할 수 있었다.

    기출문제는 2009년부터 2017년 문제까지만 공부했다. 처음에는 사고체계 기출 분석집을 공부하면서 영역별 기출문제를 여러 번 돌렸다. 9월부터는 평가원에서 문제를 다운받아서 기출문제를 풀었다. 관련 개념을 찾아서 기본서와 서브노트에 기출 여부를 기록했다. 나아가 내가 정리한 틀에 따른 기출패턴을 파악하기 위해서 마인드맵을 만들었다.

    기출기반 전화 스터디 후기 처음 임용시험 준비를 시작했을 때 스터디를 몇 번 하기는 했지만 상대방이 공부를 워낙 열심히 하지 않거나 자꾸 나가서 금방 깨졌다. 이렇게 불안정한 일에 매달리다가는 나의 시간 관리에 지장을 줄 것 같았다. 결국 추석 연휴 스터디 같은 단기 스터디만 구해서 했었다. 하지만 혼자서 공부를 하니 강사가 짚어줬거나 내가 정리했던 내용만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특꿈에서 전화 스터디를 구해서 약 세 달쯤 했다. 내가 원했던 것은 한 영역의 전체를 인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제제에 대한 문답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전자는 흔히 말하는 인출 스터디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자기가 외운 것만 말하기 때문에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이 덜 키워진다. 실전 문제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 묻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1월부터 쭉 백지복습을 해왔기 때문에 인출을 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후자인 문답 스터디를 했다. 기출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확장시켜나가면서 다음과 같이 질문을 몇 번씩 계속 했다. - 질문 1: 대칭성 긴장성 경부반사를 가진 아동의 목이 굴곡 될 시의 특성은? - 답변 1: A - 질문 2:(휠체어에 앉았을 때) A 때문에 발생할수 있는 특성은? - 답변 2: B - 질문 3: B와 같은 특성을 가진 아동의 옷 입기 지도방법은? - 답변 3: C 꽤 까다롭게 상대를 골랐다. 몇 번 해본 다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티가 나거나 성실하지 못하면 쳐냈다. 스터디는 공부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사회생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 본다. 첫 번째 상대한테는 온갖 핑계를 대서 관두었다. 두 번째 상대한테는 일부러 어려운 질문만 하니 알아서 관두었다. 이렇게 구한 세 번째 선생님이 마음에 꼭 들어서 전 영역을 1회 돌렸다.

    3.3. 실전문제 풀기
    7~8월부터 영역별 문제풀이를 했고, 9~11월부터 모의고사를 봤다. 근데 학원 강사가 출제한 문제를 푸는 것은 안 해도 된다는 의견이 있다. 임용시험에 기존에 있던 문제는 전혀 출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용시험 문제는 어떻게 출제되는 것일까? 일단 교수님들은 긴 시간동안 숙소에서 합숙을 한다. 문제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통신을 차단시킨다. 그리고 숙소에는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문제가 거의 있다. 문제를 출제하고 흡사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검토한다. 유사한 문제가 있다면 교수님이 출제한 문제는 바로 탈락이다. 따라서 우리는 매 시험에서 새로운 문제를 조금씩 접하고, 이것은 대체로 정답률이 낮다.

    대다수의 수험생은 이렇게 생각한다. 시중에 수많은 문제수와 문제 유형이 있는데, 실제 임용시험에서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결론이 나온다. ‘시중에 있는 모든 문제들은 개념을 바탕으로 만든 문제다. 우리가 시험장에서 마주칠 문제들 또한 개념을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할 것이다. 그러니 개념을 철저히 익히면 다 해결된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들을 맞추기 위해서 개념에만 집중하는 것은 잘못이다.

    문제출제라는 것은 개념을 바탕으로 문제 푸는 사고방식을 꼼꼼히 세분화 시킨 다음에 사고방식을 변형 시키던가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문제구성을 추가하여 난이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따라서 개념만 열심히 익힌다고 문제풀이의 응용능력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개념만 가지고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구성과 다양한 사고체계를 가지고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 알려진 문제 출제 방식을 올바르게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임용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된다면 출제자의 의도를 좀 더 수월하게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기출문제를 좀 더 자세하게 파헤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쌓인다면 실제 시험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큰 재산이 되어줄 것이라 본다.

    각론서 활용 후기 7~8월부터 인아팀 문제풀이 강의를 들었는데 너무 많이 틀렸다. 전체 문제에서 거의 반 가까이를 틀렸다. 왜 이런가 생각해봤더니 각론서를 공부하지 않아서였다. 학원에서 상담을 받은 후 다음과 같은 각론서 6권을 선정하여 8월 1일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1) 양명희(2015). 개별대상연구. 학지사. 2) 김동일 외(2016). DSM-5에 기반한 학습장애아동의 이해와 교육 3판. 학지사. 3) 김애화(2012). 학습장애 이론과 실제. 학지사. 4) 정동훈 외(2016). 지체장애학생의 이해와 교육. 시그마프레스. 5) 한경근 외(2013). 중도•중복장애학생 교육. 학지사. 6) 김남진(2017). 특수교육 공학 2판. 학지사. 각론서를 본 덕분에 9월에 들어서서 학원성적이 많이 향상되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지만, 1차 합격에 결정적이었다곤 말하기 힘든 것 같다. 하지만 각론서가 이론에 대한 생각의 폭과 깊이를 바꾸어주었음은 분명 사실이다. 이렇게 바뀐 생각의 질서는 문제를 파악하거나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본인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서 잘 선택하길 바란다.

    구체적인 공부법은 기본이론 공부법과 똑같은 방식이었다. 다만 공부할 분량이 너무 방대하여 학원에 각론서를 가져가서 강사님께 어디를 봐야 좋을지 물어봤다. 각론서를 공부한 다음에는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서브노트에 추가했다. 전에는 김태구의 사고체계 출제예상문제에 관련된 내용에 색깔을 넣었는데, 예전에 했던 것과 구분하기 위해서 다른 색깔을 넣었다. 사실 8월이면 새 개념을 익힐 것이 아니라 이미 배운 내용을 점검해야하는 시기다. 하지만 할 일이 늘어났더니 날씨가 더워서 지쳐야 할 시기에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 타 강사의 자료를 공유 받아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론서를 볼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있는 것부터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에 내가 만든 것, 내가 배우는 학원 강사가 나눠준 것만 철저히 봤다.

    9~11월 모의고사 후기 먼저 실전감각을 다지기 위해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공부 습관은 본인의 실력이 100이면 최대한 100에 가까운 수치의 점수를 시험에서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인강생이라면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시간을 재고 모의고사를 푸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실전 경험을 쌓아 실제 시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황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쯤부터 특꿈에는 슬슬 좌절 글이 올라온다. 성적은 마음먹은 만큼 안 나온다. 강사가 실제 했던 말인데, ‘수강생이 죄다 한강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얘기를 한다.’는 것이다. 근데 한강에 뛰어들 생각이면 공부하다가 죽을 생각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정말 목숨 한 번 걸어서 숨넘어갈 때까지 공부하다가 죽어본다는 마음을 가져야 할 시기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점수를 제법 괜찮게 받았다. 전공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직강반에서 계속 1등을 했다. 교육학은 18점 안팎이 안정적이게 나왔고, 모범답안에 꽤 많이 뽑혔다. 전공 모의고사는 첫 시험만 50점대 후반을 받았고, 이후부터는 60점 중후반대의 점수를 받았다. 가장 잘 봤을 때는 전공 A 37점, 전공 B 38점이었다. 만점에서 5점 깎인 점수다. 9~11월에는 성적이 올라가거나 정체되는 것과는 상관없이 누구나 심란하다. 자신이 받는 점수에 쫄지 말아야 한다. 문제를 풀다가 쫄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실제 시험성적이 아니라 학원성적에 불과하다. 잘 하니까 자신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이 있어야 잘하는 것이다. 혹시나 내가 아는 문제가 나온다면 절대 깐죽대면 안 된다. 2배 더 침착하게 문제를 읽어야 한다.

    평균 경쟁률 6대 1. 전년에 비하면 한없이 낮다. 단순히 수치만 바라본다면 지방대를 나온 내 대입시절 경쟁률과 비슷하다. 하지만 수험생 6명 중에서 내 실력이 1등이라는 것을 장담하기란 불가능하다.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내가 6명 중에서 가장 많이 공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누구나 실천만 한다면 확신할 수 있다. 단언컨대 당시에 전 세계에서 나만큼 공부했던 사람은 없다. 만약 있다면, 인간이 아닌 존재일 것이다. 나는 분명히, 정말 누구한테 이렇게 말해도 당당할 수 있을 정도로 미친 듯이 공부했다.
    1차 임용시험 후기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시험 당일 날 새벽에 위염에 걸린 것이다. 일주일 전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신경을 기울였었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손을 하루에 20번은 씻었다. 분명 전날까지 아무 일 없었는데, 새벽에 자다 깼더니 속이 너무 울렁거리는 것이다. 아침 일찍 시험장에 가야했기 때문에 병원은 갈 수 없어서 편의점에서 위장약을 사서 먹었다. 아버지가 시험장까지 차를 태워주셨는데, 집을 나서기 전에는 온 가족이 걱정을 했다. 이렇게 열심히 시험을 준비했는데 겨우 이런 일 때문에 망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화가 났다. 하지만 다른 수험생들이 한숨을 푹 쉬는 걸 봤더니 다들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결국 시험에 큰 악영향은 없었던 것 같다. 1차 성적은 78점대였다.

    4. 임용시험 2차 준비 과정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2차 시험 준비 기간이 다가온 것이다. 1차 시험 때문에 심신이 지쳐있겠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이를 갈아야 한다. ‘하루에 몇 시간 공부했네? 대단하다. 한 주 열심히 했네? 주말에는 쉬어야지’ 이런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공부한다면 큰일 날 것이다. 1차 시험 결과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본인이 어떤 상황이건 1차 시험처럼 눈에서 피 떨어질 만큼 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차 성적은 92점대였다.

    4.1. 수업시연 준비 과정
    학원 강의에 길들여진 수험생에게 실질적인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을 잘 하기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수업이라는 중대한 과제에 대비하기 위하여 최선의 준비과정을 거치는 것이 장래에 우수한 수업전문가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이라 본다.

    12월) 인아팀 2차의 정석 특강을 들은 다음 학원에서 스터디를 구성해줬는데, 같이 하는 사람들이 금방 관둬서 일주일 만에 깨졌다. 2차 스터디는 꼭 책임감 있게 하길 바란다. 누구든 남을 실패하게 할 권리는 없다. 다시 구했다가 깨지면 기분만 더 상할 것 같아 온라인 스터디를 만들었다. 1) 네이버 카페에 일주일에 2회씩 수업 지도안, 수업시연 동영상 파일을 올린다. 2) 주말마다 카톡방에서 수업제제를 정한다. 하나는 본인이, 나머지는 다른 선생님이 정해준다. 3) 다른 선생님 수업 평가를 댓글에 남긴다. 4) 수업을 제 시간에 안올리는 사람은 강제 탈퇴시킨다. 이렇게 운영하면서 12월 둘째 주부터 3주 간 각자 수업 동영상을 촬영하여 공유했다. 혼자선 수업을 7개 밖에 못했지만 카페에는 30개가 올라왔다. 결국 30개의 수업제제를 공부한 셈이다. 수업 평가는 ‘나라면 이렇게 수업을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활동을 제안하거나 구체적인 발문을 적어서 남겼다. 다른 사람의 수업이지만 내가 해본 것처럼 여겨질 만큼 많이 생각했다.
    내 경우에는 미리 대본을 만들지 않았다. 수업이란 잘 짜여 있는 연극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대신 매 수업 동영상을 찍을 때마다 수업 지도안을 작성했다. 다른 사람이 작성한 것을 몇 번 봤었는데, 대부분 똑같은 문장에 ‘지원을 받아서~’ 같은 말을 끼워 넣어 학생 수준을 나눈다. 하지만 이것은 학습이 아니라는 나름의 철학이 있어서 지양했다.

    1월) 1월 첫째 주에는 수업 지도안을 17개 작성하고, 어머니 앞에서 수업시연을 했다. 12월에는 7개를 했었는데 일주일 만에 17개를 했다. 온라인 스터디를 했던 성과가 있어서 양은 늘어났지만 질은 떨어지지 않았다. 우선 한 번쯤 해볼 만하다 싶은 수업제제를 골라서 목차를 만들었다. 다음에는 수업 지도안을 작성했다. 인천 응시자가 왜 수업 지도안을 작성하면서 연습하는지 의아해할 수 있는데, 단언컨대 수업 지도안 작성은 필수다. 작성을 하면서 수업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다. 수업의 줄거리와 동선, 동작을 미리 경험하는 것이다.
    1월 둘째 주부터 시험 전날까지는 매일 4개씩 수업시연을 했다. 이때부터는 수업 지도안을 작성하지 않는 대신 20분 동안 구상해서 연습했다. 이전까지는 국어, 사회, 수학, 진로와 직업만 연습했지만 이때부터 과학, 체육 과목을 추가했다. 실제 시험장에서 어떤 변수가 등장하건 대처할 수 있게 매번 수업 범위나 학생 문제행동을 달리 정했다.
    수업시연 TIP) 기간제 경력은 수업시연을 잘 하는 결정적인 변인이 아니다. 물론 수업을 많이 해본 사람은 변수가 생겼을 때 덜 당황한다. 하지만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이런 경험이 쌓이기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따라서 논리적인 분석력을 길러야 한다. 이는 문제에서 주어진 수업제제를 재구성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수업에서 교과서 내용을 똑같이 전달해야 한다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이렇게 말하면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2차당일 특꿈에 올라온 글을 쭉 봤더니 실상은 다른 것 같다.
    1차 시험을 충실히 준비했다면 2015개정 교육과정이 역량중심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것이다. 즉,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교과서 내용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헌데 일방적인 지식전달 수업을 비판하면서 정작 본인은 교과서나 교사용 지도서를 똑같이 따라가려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교과서나 교사용 지도서를 1차 시험 공부하듯이 외울 게 아니라, 본 수업에서 학생에게 무엇을 배우게 해줄 건지를 찾아내야 한다.

    올해 기출문제에서 독도를 둘러싼 자연환경에 대한 설명문이 나왔다. 응시자는 학생에게 ‘독도에는 여러 동식물이 산다.’는 사항만 알려주면 된다. 이것이 핵심개념 혹은 빅 아이디어다. 굳이 설명문에 있는 바다 속 미생물을 일일이 짚어나갈 이유는 없는 것이다. 수업제제에 대한 논리적인 분석력이 갖추어지면 ‘따뜻한 바닷물과 차가운 바닷물이 만난다.’, ‘따라서 많은 물고기가 산다.’, ‘이렇게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에 새가 많이 산다.’ 등을 이끌어내어 연관 지을 수 있다.

    4.2. 면접 준비 과정
    내 하루에서 면접과 수업시연이 차지하는 비율은 3:1이었다. 면접이 수업시연에 비해 부족한 편이어서 3배 이상 시간을 투자했다. 아마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은 거의 다 생각해봤던 것 같다. 하지만 2차 시험 당일 전혀 생각 못해본 문제가 하나 나왔다. 구상형 1번이었다. 근데 갑자기 내 머리에 ‘개별적 책무성을 부여한다, 팀 성취 분담학습을 적용한다, 평가점수가 낮은 학생이 팀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문구가 막 떠올랐다. 1차 교육학 논술을 준비하면서 외웠던 문구였다. 나는 구상형 1번 문제에서 만점을 받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처럼 면접은 결국 운이 좌우한다. 하지만 기회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운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면접을 하는 이유는 ‘나를 합격시켜 달라’는 것이다. 내가 나를 팔러 가는 것이다. 본인이 팔리기 위해서는 입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최종합격은 결국 공부한 범위, 연습한 시간, 본인이 아는 범위에서 실수하지 않는 것, 겸손함이 합치될 때 가능할 것이다.

    12월) 처음 한 달 간은 면접 책을 읽거나 면접 기출문제에 답을 달았다. 면접 책은 양재웅 ‘면접 마스터 3.0’을 샀다. 기출문제에 대한 답은 절대 안 봤다. 저자가 책에서 ‘내가 적은 답안을 본다면 여러분의 생각은 여기에 얽매이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것이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대신에 3장 ‘주제에 따른 심층 면접’ 부분을 여러 번 정독했다. 면접 기출문제는 2차의 정석에 있는 2009년부터 2017년 문제까지 풀었다. 1차 시험 때처럼 정리본을 만들었다. 한컴파일에 문제를 옮겨 적은 다음 내 나름의 답을 달았다. 답안을 달기가 정말 난해한 문제는 인터넷에서 ‘한국교육신문’ 사이트에서 관련된 기사나 칼럼을 검색했다. 예를 들어 ‘교실 내 휴대폰 사용’을 검색하면 46건의 기사가 뜬다. 관심 가는 제목이 하나둘 눈에 띄는데, 기사를 계속 읽어 나가면서 시사 상식까지 쌓였다. 기출에 대한 해답을 항상 얻을 수는 없었지만 좋은 문구를 많이 알게 됐다.
    1월) 수업시연을 어머니 앞에서 했다면 면접은 아버지 앞에서 했다. 아버지가 ‘2차의 정석’, ‘면접 마스터 3.0’에서 아무 문제나 골라서 물어봐주셨다. 첫째 주는 실전처럼 구상형을 미리 준비한 다음 구상형 1~3문항, 즉답형 3문항을 20분 내에 말하는 연습을 했다. 둘째 주부터 구상형에 비해 즉답형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즉답형만 연습했다. 즉답형 2~3문항을 8분, 10분, 12분 등 매번 시간제한을 달리 정한 다음 거기에 맞춰서 답변했다. 이렇게 하루에 30문항씩 연습했다.

    인천 시책은 3, 4페이지의 기본방향만 외웠다. 세부추진사항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몇 번 읽기만 했다. 면접을 연습할 때마다 인천 시책을 답변에 끼워 넣었다. 2차 시험 당일 즉답형 1번은 ‘인천광역시 교육청의 교육지표인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은 교육 현장에서 올바른 관계맺음이 이루어져야 실현될 것이다’, 2번은 ‘인천광역시 교육청의 중점정책인 공정하고 투명한 교육행정은 단위학교운영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실현될 것이다’처럼 마무리했다.

    5. 마치는 말
    마치 공부의 달인인 것 마냥 늘어놓았지만, 너무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공부법을 설명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나를 비롯한 여러 합격자의 수기가 있을 것이다. 어떤 글이건 결론은 다 ‘행복하다’는 사실에 수렴한다. 누구나 저마다의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 임용시험이라는 힘든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는 2차적인 문제다. 최근 지인이 ‘어떻게 일 년 만에 임용시험에 합격했냐?’는 질문을 했다. 나는 주저 없이 ‘그냥’ 공부했다고 대답했다. 다시 ‘공부를 몇 시간 했냐?’는 질문을 받았다. 실은 공부시간 잴 시간이 아까워서 재지는 않았지만, 매일 10시간은 훌쩍 넘겼다. 1차 시험 한 달 전부터는 17시간쯤 했다. 쉬는 시간이 곧 공부하는 시간이었고, 아마 대입 시험이었다면 서울대에 들어갔을 거란 생각이 들만큼 마치 숨 쉬는 것처럼 ‘그냥’ 하루 종일 공부를 했다. 항상 남들보다 두 배 더 공부하려 했고, 돌아왔던 성과는 두 배가 아닌 몇 배였다. 이쯤이면 ‘그냥’이라는 말의 무게가 다가올 것이다.

    남들은 영웅담이다, 허세다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사상 최대치에 이른 청년실업률에 공무원 임용시험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진다. 당장 국영수 임용시험 경쟁률만 본다면 특수는 비벼볼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세상을 탓하기만 한다면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여우나 다름없을 것이다. 정녕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죽을 만큼 공부해서 점수 몇 점이 바뀌는 것을 넘어 삶이 바뀌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

    2018년 1월 30일, 마침내 최종합격을 했다. 정말 죽을 만큼 했지만 내가 제일 잘 본 것은 아니다. 1차 합격자 대부분이 학원에서 봤거나 같이 근무했던 사람이었다. 이중 연수원에서 만난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내가 합격하면 누군가는 떨어진다는 생각에 심장이 내려앉았다. 결과를 떠나 정말 다들 열심히 했을 것이다. 시험 결과가 어쨌든 이는 우리 삶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일부를 사랑하는 의무를 저버려선 안 된다. 아마 많이 힘들겠지만 주저앉아 쉬거나 멈춰버린다면 무엇하나 바뀌는 건 없을 것이다.
    - 수험 기간: 2017년 1월~2018년 1월(응시횟수 1회) - 1차 성적: 78.34점(교육학 17.67점, 전공 60.67점) - 2차 성적: 92.55점(심층면접 46.33점, 수업실연 46.22점) 이렇게 임용시험 공부는 끝났지만 내 인생에서 공부가 끝난 것은 아니다. 합격은 삶의 한 지점일 뿐이다. 우리 반 아이의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나를 구원해준 것처럼 아이들을 돕기 위해 공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끔찍한 기억뿐이지만, 언젠가는 나를 비탄에 빠지게 했던 그 학부형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아직까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이게 가치 있는 일인가?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항상 같지만은 않다. 내가 쏟는 노력이 무슨 소용이랴 싶은 날도 분명 있고, 정녕 이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자문하는 날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이게 내 일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교직 생활을 이어가면서 주위가 훨씬 넓어지고, 전망도 좀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해본다.

    P.S. 제 공부법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는 다음 카페 "신태식 교육학 논술", "인아팀 특수교육 연구소" 합격수기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닉네임 "한영철"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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